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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etnam ] Hoàng Thuỳ Linh - See Tình

by korea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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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틱톡에서는 스페드업(Sped-Up)이라는 장르가 한창이다. 스피드 업(Speed Up)의 줄임말로, 원래 노래의 100%, 혹은 150% 이상의 속도로 빠르기를 조정한 음원을 뜻한다. 당연히 보컬은 앨빈과 슈퍼밴드의 다람쥐 목소리처럼 가늘어지고 세련된 비트는 납작한 형태로 가공된다. 이 특징이 빠르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숏폼 동영상의 특성과 자극적이고 재치 있는 음원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아떨어졌고, 틱톡에서만 적게는 수백만, 많게는 수십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지금은 웬만한 가수들이 스페드업 버전의 노래를 공식 발매할 정도다.

스페드업 장르의 역사는 2000년대 나이트코어(Nightcore)의 부흥으로부터 출발한다. 나이트코어는 원래 노르웨이의 DJ 듀오 나이트코어의 이름으로부터 탄생한 흐름으로, 원곡의 속도를 빠르게 조절하고 피치를 높여 서브컬쳐 성향이 물씬 풍기는 썸네일을 등록하는 리믹스의 경향을 의미한다. 이들의 리믹스는 원곡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민감한 부분부터 단순 배속과 음정 조절이 어떻게 창작으로 불릴 수 있냐는 장르 팬들의 공격이 쏟아져 독립적인 음악 장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음악 저작권 침해가 심각한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셀 수 없이 많은 나이트코어 리믹스가 쏟아져 나왔는데, 그럼에도 일단 빠르고 신나기 때문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들의 리믹스를 주목한 찰리 XCX(Charli XCX), 소피(SOPHIE) 등 아티스트들이 하이퍼팝의 등장에 공헌하는 등 아주 의미가 없는 흐름은 아니었다.

'See Tình'의 성공도 원곡을 배속한 리믹스 버전 덕이다. 베트남의 DJ 쿠캑(Cukak)이 다소 얌전한 노래의 템포를 높이고, 리듬감 있는 비트와 중독적인 전자음 후렴을 더하자 모두가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이 곡은 틱톡의 스페드업 버전과는 달리 호앙 투 링의 목소리를 온전히 살렸다. 보통 스페드업되는 노래가 목소리까지 바꿔버리는 경우를 생각하면 특이한 경우다. 당장 현재 바이럴을 일으키고 있는 '나문희의 첫사랑'도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Banana Shake'를 빠르게 배속한 몬더그린을 기초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히트를 기록함은 물론 원곡과 아티스트의 이름을 각인하는 데 큰 공을 세운 결정이었다.

그래서 베트남 매체들은 이 경향을 나이트코어가 아니라 베트남의 하우스 음악을 지칭하는 비나하우스(Vinahouse)로 짚는다. 실제로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2008년 중후반부터 베트남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한 비나하우스는 EDM의 흥행 요소에 베트남 전통의 음계를 더하고 140 BPM에 달하는 빠른 속도를 통해 현재 베트남 대중음악 시장의 주요 장르로 자리 잡았다. 틱톡은 리믹스 곡들의 글로벌 도약 발판이 되어준다. 지난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제로투 댄스의 원곡도 베트남 가수 파오(Pháo)와 프로듀서 CM1X의 'Hai Phút Hơn' 카이즈(KAIZ) 리믹스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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